창세기를 다시 쓰고,
우리 곁에 장막을 치신 말씀
요한복음 첫 줄은 창세기 첫 줄을 일부러 따라 불러요. 헬라어 구약(칠십인역)의 창세기 1:1과 요한복음 1:1은 똑같은 두 단어로 시작하거든요. 그리고 창세기처럼 "말씀", "빛", "어둠", "생명"이 차례로 나와요.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"빛이 있으라" 말씀하시자 세상이 생겼는데, 요한은 바로 그 말씀이 한 인격이셨다고 말해요. "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"(1:3).
요한이 고른 단어는 로고스예요. 헬라 철학을 아는 사람도, 구약을 아는 유대인도 이 단어를 들으면 귀가 번쩍 뜨였을 거예요. 요한은 두 세계 사람 모두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. "여러분이 찾던 그 말씀이 바로 이분이에요."
그리고 놀라운 한 문장이 나와요. "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"(1:14). 여기 쓰인 동사는 원래 "장막을 치다"라는 뜻이에요. 광야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한가운데 성막을 치고 머무셨던 것처럼요. 성막이 완성되던 날 "여호와의 영광이 성막에 충만"했는데(출 40:34), 요한은 이어서 "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"(1:14)라고 써요. 천막 안에 머물던 그 영광을, 이제는 한 사람의 얼굴에서 보았다는 거예요.